엄마들의 방

개소주를 아시나요???ㅋㅋㅋ

김정례 | 2007.01.10 04:00 | 조회 1729

안녕하세요.....

 

우리남편은 못먹는게 참 많습니다............일단 사람들이 보양탕이라 부르는건..거의 못먹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먹을까....알고는 못먹는단 소리죠......

 

전...어릴때 부터....자주는 아니지만 꽤 먹었습니다........

가끔...집에서 기르던 토끼나....병아리.....그리고 염소 등등이 밥상 위에 올라오곤 했죠......그때는 몰랐지만...지금 돌이켜보면...토끼나 병아린 아마 잡아먹기 위해 길렀나 봐요....

어느정도 살이 오르면 항상 운명을 달리 했거든요.......ㅡ.ㅡ

기르던 개를 잡은 적은 없습니다.....그래도 개와 고양이는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동물이라 그런지...차마 우리 부모님도 그건 못하시더라구요.....

다만....아랫집이나 윗집 등등에서...누가 보신탕을 끓이면 한냄비씩 퍼다주곤 했었지요.....

그게 개라는걸 알고 먹었는지...모르고 먹었는지 기억은 없습니다만....커서도 내 스스로 보신탕집을 몇번 간걸 보면...아마 알고 있었나 봐요......

결혼하고는.....한번도 못먹어 봤습니다.........지금은 먹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 뱀도 먹어봤습니다.....물론 이건 뭔지 모르고 먹었지만요.....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유치원이지 싶은데.......암튼 학교 갔다가 집에 와서...무진장 배가 고픈데......부엌에 무슨 닭 목뼈들만 모아논거 같은.....그치만 그걸 꼭 육게장마냥 끓여 놓은....

암튼 뭔가가 있더라구요.......엄마한테 이게 뭐냐고 물으니....소고기랍니다.....

지금이야...소 돼지 닭 기타 등등~ 대충 무늬만 봐도 알고.....그렇게 생긴건 절대로 소 일리가 없다는걸 알지만...그땐...그게 당연히 소고기인 줄 알았습니다.....

엄청 맛있더라구요.......제가 그걸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다 먹어갈~때쯤...집에 오신 아빠가...그걸 보시두만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쟈~ 뱀 잘묵네.....한마리 더 잡아 달라고 해야 되긋네......"

저요......어린마음에 엄청시리 상처 받았습니다..........ㅜ.ㅜ

 

메뚜기...개구리....이런건 간식으로 간혹 튀겨 먹었습니다.....메뚜기 맛은 기억 안나지만...개구린 아주 고소한...닭고기 맛 비슷했던걸로 기억이 되네요......

어린시절...우리들까지 4대가 같이 살았던 관계로....저 수많은 보양식(?)들은 다 증조부모님...조부모님을 위한 음식이었지만......

같은 집에서 살다보니....자연스레...우리들도 먹게 된거지요......ㅋㅋㅋㅋㅋ

 

그래서...결론은.....전 안먹는건 있어도....못먹는건 없습니다.......

울남편이 그렇게 싫어라 하는 뭉티기 고기도 좋아라 하구요.....임신중에 그 비린내 난다는 붕어 잉어즙도..단숨에 들이켰지요.......

 

 

어제....울남편이 시댁에서...무슨 보약박스를 두개나 들고 들어오더라구요.....

아니...얼마전에 보약 먹은지 얼마나 지났다고..또 약이냐고....이게 뭐냐고 물으니.....

도련님이 아버님과 어머님 드시라고.....거기서 약을 달여 보냈는데...그게 어머니 두박스...아버님 두박스랍니다.....

그래서.....아버님껀 그냥 아버님이 드시고...어머님걸.....저리 들려 보낸거지요.....내 남편 먹으라고.....

아니나 다를까......바로 또 전화가 오네요.....

"여보세요....."

"어~ 내다....아 애비가 들고 간거 있제??? 암소리 말고 맥이라....그거 개소주다.....암소리 하지 말그래이~ 그놈아 알믄 또 안묵는다....."

울어머니도 개 못드시거든요......(그러고보니...못드셔서 보냈나????ㅎㅎㅎ)

전화를 끊고......

"여보...개소주 먹어봤나?"

"아니....그런걸 우예 묵노.....우웩~~~" 하두만....지도 그래도 사람이라 눈치는 있는지....벌떡 일어나며.....

"와??? 엄마가 저거 개소주라카드나???"

"아니...걍 약이란다.....함 물어봤다....저거 보약이라는데 남편한테는 개소주라 사기치고 내가 먹을까 하고................좋겠네....시시때때로 보약 챙겨주는 사람도 있고....."

하면서 하나를 꺼내 주니.......

단숨에 쫘악~ 들이키는 남편.....니도 하나 먹으라는걸......됐다...나는 싫다...하고 말았네요.

 

쳇~ 못먹기는 뭘 못먹어.........잘만 먹는구만..........

저거 다 먹어갈 때쯤.....진실을 밝혀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때....디카 챙겨놨다가....반드시 그 표정 사진도 찍어야지~~~~~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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