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김정례 | 2008.04.13 21:00 | 조회 1453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참 좋으네요......하늘이 참 예뻐요.....

 

사람이면 누구나...한번쯤은 뒤를 돌아보게 마련입니다......
좋든..싫든...자의든...타의든.....한번쯤은 자신의 뒤를 돌아보게 되죠..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
앞만 보고 가도..모자랄 판에...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이 내 발목을 잡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요즘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네요.....

 

누구나 그렇겠지만...저에게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습니다.....
우리집이 조금만 더 잘 살았더라면....

우리 아빠가....조금만 더 살아계셨더라면....

내가 그때 공부를 계속 했더라면.....
내가 그 직장을 계속 다녔더라면.......
내가 다시 경주로 내려오지 않았더라면.......
만약 이 사람이랑 결혼을 안했더라면........
애를 안 낳았더라면......
그리고..마지막으로...그사람이랑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내가 어쪄지 못한 미련과....내 스스로 포기해버린 미련....

어차피 그렇게 했어도....전 분명 그 길외에 다른 길에 대한 미련이 남았겠죠....
그치만...지금은.....저 길을 가지 못한게....너무너무 아쉽고....다시 그 길을 가고 싶고.....자꾸 생각이 나고....그렇네요.
그렇다고 지금 내 인생 자체를 후회 하는건 아닙니다....
그건 내 애들을 거부하는 것이기에.....그럴 수는 없습니다.....
나는 내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고....내 삶에 아이들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내 삶의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게 싫어진겁니다....이젠....
내 삶의 의미가...내가 아니라 애들이라는거......
나는 이제 나의 길을 가고 싶은 건지도.......
명절이 지나면서 부터...계속 내 머릿속을 맴도는 <이 사람과의 결혼생활>에 대한 내 생각은....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만드네요....
전혀 변함이 없는 이사람.....
어떻게든 변화시켜보려는 나......
그리고 아직 어린 애들.....
나는 이렇게 점점 지쳐만 가는데........며칠전 우연찮게 들은....너무도 행복한 모습의 그사람에 대한 소문.....
마음속으로 잘 살길...정말 잘 살길 빌었는데...막상 또 너무 잘 산다는 얘길 들으니.....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무한 이기주의가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나는 뭐하고 있었는지....
왜 나는 결혼을 하면서...남편에게 기대기만 한건지....남편만 바라봤는지....애들만 바라봤는지....
그랬기에 나는 지금 뭐 하나 당당할 수가 없는건지.......
지금 내 눈앞에 남은건..뭔지.....
나도 내 일을 하고...나만의 커리어를 지닌....언제 어느 때 누구랑 마주치더라도 늘 당당한...
누구누구 부인...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닌...내이름 석자가 찍힌 명함을 지니고 싶은데......

누구를 위한 당당함이 아닌....나 자신에게 좀 당당하고 싶은데......

 

나는 지금도 둘째 기저귀를 갈아주고...젖병을 씻어놓고...남편의 와이셔츠를 다려가며...이렇게 생각만으로 또 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나를 찾기위한 노력은 개뿔도 안하면서.....늘 이렇게 생각만으로...나는 오늘도 하루를 보냅니다...
이 모든걸 만들어 놓은건..나 자신이면서도....그걸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늘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네요......
그래서 더더욱 기운이 쭉 빠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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