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모든 음식은 의심부터 하자

| 2010.04.10 12:00 | 조회 2244
 
     

회사원 김 미식씨는 자신의 다이어트의 실패 원인을 하루 세끼 식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데서 찾는다. 아침에 허겁지겁 출근하랴, 저녁에 회식하랴, 이렇게 바쁘게 흘러가다보면 정상적인 식단을 챙기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를 만나서 면담을 해보니 자신의 체중조절권을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고 항상 환경이 좌우한다는 피해의식에 젖어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구도 그녀에게 이런 음식을 먹어라, 저렇게 먹어라 강요한 적은 없다. 그것을 결정하는 최종권자는 바로 그녀인 것이다.

음식은 시각, 미각, 후각, 청각, 촉각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총체적 자극원이다. 여기에 씹는 질감, 부드럽거나 독특한 감촉, 여러 가지 맛의 조화로운 향연은 음식을 먹어야만 느낄 수 있는 매혹적인 자극이다. 음식의 유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맛의 중독성, 포만감의 중독성, 메뉴의 중독성까지 합세해 인간이 가장 의존하기 쉬운 대상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입맛 공급자들이 설치고 있다. 대규모 식품 회사, 각종 외식 업체, 크고 작은 식당, 식품을 취급하는 상점들, 달콤한 디저트를 화려하게 전시한 카페들, 각종 음식 광고물, TV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음식 관련 정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순수한 생체리듬에 의해 생긴 식욕이 아닌 잠자는 식욕을 억지로 흔들어 깨우는 입맛 자극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입맛 훈련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니 누가 해주길 기다릴 이유가 없다. 자신 만의 방어책과 공격 전략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비만 사회로 흘러가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그리고 쏟아지는 음식 홍수 속에서 물길을 박차고 거슬러 오를 투지가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이제는 모든 음식을 의심해야 한다. 무언가를 먹을 때 내 생체리듬이 원하고 몸이 원하는 음식인지 따지고, 무엇보다 외식 전반에 대해 ‘과연 이 음식들을 마음놓고 먹어도 될 것인가?’ 하는 의혹을 품어야 한다. 또한 집 안으로 들이는 모든 가공식품의 안전성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성인병의 미끼를 던지는 입맛 공급자들에 대해서도 분명한 인식과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되, 대신 책임을 전가하지는 마라. 최종 선택권은 여전히 당신에게 있다. 이다지도 자극적인 음식과 음식 관련 정보가 흘러넘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입맛을 변화시키고, 음식 앞에 초연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


1. 자신이 지금 얼마나 나쁜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지를 자각하라.

2. 주변을 돌아보라. 방금, 혹은 몇 시간 전에 먹은 음식의 리스트를 적어보라. 입만 즐거운 자극적인 맛의 음식이었는가, 아니면 건강까지도 생각한 착한 맛의 음식이었는가?

3. 평소에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장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라.
- 음식을 남기면 천벌 받는다.
- 음식은 나누어야 제맛이다. 먹지 않는 사람에게도 음식을 적극 권한다.
- 먹어야 힘이 난다.
- 몸이 아프면 많이 먹어야 한다.
- 접대를 받으면 많이 먹는 게 예의다.

4. 스트레스는 나쁜 입맛을 부른다. 혹 엉킨 감정이 있다면 당장 신체활동을 하라. 땀이 나고 숨이 차오르면 응어리진 감정의 실타래도 풀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마음에 담아둔 말이 있다면 솔직하게 상대에게 이야기하라.

5. 나쁜 입맛은 질병을 부른다. 아프다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지 말고, 착한 맛의 음식을 가까이 하라.

6. 비정상적으로 많은 두뇌활동은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혈당 공급을 갈망해 달콤한 음식을 찾게 만든다. 하지만 달콤함이 결코 두뇌활동을 돕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달콤함에 대한 강박증을 버려라. 음식이 달지 않아도 뇌는 위협받지 않는다.

7. 적은 양이라도 제시간에 꼬박꼬박 음식을 먹어라. 식사를 굶으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주눅 들고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이 득세해 식욕이 요동치게 된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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