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달콤살벌한 부부멘트

| 2011.01.17 08:00 | 조회 2525

◆ 아내의 닭살 멘트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나의 구세주!'


신랑과 연애할 때, 내 여건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같이 자취하던 남동생이 먼저 장가가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고시원에라도 들어가야 할 판이었다.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은 잘나가는 대기업 사원이었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신뢰감이 더 크던 그때,

내 환경이 그와의 결혼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남편은 내 사정을 알고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로 만들어주었다. 지금도 간혹 남편에게, '고마워, 당신 덕분에 내가 이런 가정 꾸리고 사는 거야'라며 말해준다. 남편의 소중함에 대한 나의 진심은 확실히 통한다. (35세, 여, 결혼 3년차)

'자기 정말 변강쇠 같아~'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며 만난 우리 신랑.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눈엔 콩깍지가 씌어 있다. 특히 신혼 초엔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우리 남편을 밤마다 즐겁게 해줄 묘책을 짜느라 신이 났다. 홈쇼핑에서 구입한 남녀 T팬티가 도착한 날, 남편에게 급히 문자를 보냈다. 'T팬티 도착!' 남편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어찌나 빨리 집에 왔는지, 칼 루이스보다 빠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그날 남편은 화려한 테크닉과 '롱롱타임'으로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자기, 정말 변강쇠 같아~~.' 남편은 싫지 않은 듯 특유의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30세, 여, 결혼 5년차)

'당신 같은 남자가 진짜 인기남이야'

솔직히 우리 신랑, 잘생기지는 않았다.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이 우리 신랑을 편하게 봤는지, '대리님, 스타일 좀 바꿔보세요'라며 깔깔대며 웃은 모양이다. 풀이 죽어 들어온 남편에게, '걔들이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네, 잘생긴 남자 만나서 평생 고생해봐야 정신 차리지. 똑똑한 여자들한테는 당신 같은 남자가 더 인기 많은 거 알지?'라며 남편 기 살리느라 '훈남(훈훈한 남자), 볼매 (볼수록 매력남),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등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주었다. (34세, 여, 결혼 2년차)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가장 흔한 말이자 가장 어려운 이 말을 나는 간혹 애용한다. 최근에 있던 일이다. 요즘 엄마들은 유행처럼 루이비통 백을 기저귀 가방으로 쓴다. 아이 낳고 집 넓히며 진 빚 갚기에도 빠듯한 살림에, 명품 가방은 엄두가 나지 않는 게 사실. 마이너스 통장에서 펑크 난 가계부를 채우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살림살이가 지긋지긋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현금 1백만원을 내 앞에 탁, 던지는 게 아닌가? 한 달 용돈 중 10만원씩 열 달 동안 모았단다. '오늘 바로 명품 가방 하나 사! 안 사면 그 돈 압수다.' 우리 신랑의 짜릿한 말 한 마디에 입이 귀에 걸렸다.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불쑥 튀어나온 내 말에 흐뭇해하던 남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31세, 여, 결혼 5년차)

'우리 자기, 이리 온~ 엄마가 안아줄게'

막 잠에서 깬 세 살짜리 아이에게 스킨십 공세를 펴고 있는데 신랑이 옆으로 슬쩍 다가왔다. 아이는 '아빠! 저리 가!'라며 발로 사정없이 배를 걷어찼다. 아이에게 상처받은 신랑은 소파 구석자리로 가 리모컨을 손에 쥐었다. 불쌍해 보여 팔을 내밀며 '우리 짝궁뎅이 이리~ 와, 엄마가 안아줄게' 라고 말하자, 냉큼 와서 안기며 '나도 사랑해줘잉~' 하면서 자기 코를 내 배에 비벼댄다. 남자는 늙어도 어린아이라더니…. (35세, 여, 결혼 4년차)

◆ 남편의 닭살 멘트

'6백만 년만 나랑 같이 살자~'

어린아이 둘을 키우며 정신없이 사는 아내. 언젠가 아내는 애들을 재우고 소파에 푹 주저앉으며 '우리 인연은 이번 생애로 끝이야'라고 넋두리를 해댔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살짝 안아주며 '이번 생애로 부부 인연을 끝낼 거면, 나랑 딱 6백만 년만 같이 살자'라고 말을 했더니 지그시 미소를 지었다. (34세, 남, 결혼 3년차)

'당신과의 결혼, 내 평생 소원이었어'

헤어지고 2년 만에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우리 부부. 진짜 인연이다 싶어 소중하게 느껴진다. 혼인신고를 끝내고 '평생소원 이뤘다'고 말했더니 우리 와이프는 그걸 두고두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동네방네 소문내는 것은 쑥스럽지만, 로맨틱한 남편으로 치켜세우는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해진다. (37세, 남, 결혼 7년차)

'평생 지금처럼만…'

어느 날 무심결에 날 쳐다보는 아내 눈동자가 너무 맑고 순수해 보였다. 순간 '이 여자와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평생 지금처럼만 날 쳐다봐주면 정말 좋겠어'라고 말했더니 아내는 내 손을 스윽 잡아주었다. (40세, 남, 결혼 2년차)

'내 눈엔 당신만 여자로 보여~'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날, 아내는 한참 내 옷을 수색하며 여자 흔적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다. 혹시 여자가 나오는 술집에 가서 이상한 짓 하고 온 것 아니냐며 질투 어린 말투로 다그치기도 한다. 약간 장난이 섞여 있긴 하지만, 사실 조금은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당신 아닌 여자는 여자로도 안 보여!'라며 못을 박아놓는다. 그러면 진짜 안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내가 사랑스럽다. (33세, 남, 결혼 2년차)

'애 키우기 힘들지? 미안해'

퇴근해 집에 들어가면, 집은 발 디딜 틈 없이 어질러져 있다. 좋은 직장도 그만두고 연년생으로 낳은 아이들 키우느라 애쓰는 아내를 보면 마음이 짠하고 안쓰럽다. 처녀 시절엔 골프도 치고 해외도 자주 다니는 멋진 여자였는데 나와 결혼해 손발 모두 묶여버린 것 같아서다. '미안해, 다음 생엔 우리 둘만 오붓하게 살자'라고 했더니, 아내는 '이런 게 행복이지, 뭐'라며 나를 오히려 감동시킨다. (35세, 남, 결혼 5년차)

◆ 남편과 아내의 핑퐁식 애정 표현

아내_ '나는 다른 베개 베면 잠이 안 오더라. 우리 남편 팔베개가 최고야!' (남편에게 안기고 싶은 날)

남편_ '나는 우리 아내 인형이 제일 폭신해.' (아내를 포근히 안아주며)

남편_ '김태희보다 당신이 더 예뻐.' (스스로 나이 들어가는 외모를 비난하는 아내에게)

아내_ '현빈처럼 까칠한 남자보다 훈훈한 당신이 더 좋더라.' (드라마 주인공에게 빠진 아내를 질투하는 남편에게)

아내_ '우리 집 기둥, 불로장생 보약 드시고 힘내세요!' (아침 출근 전 야채주스를 갈아주며)

남편_ '우리 와이프,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어깨를 주무르며)

아내_ '우리 신랑, 얼굴에서 빛이 나네.' (새 옷을 입은 남편에게)

남편_ '내일 백화점에 가자!' (자기 옷만 산 것을 미안해하며, 아내가 안 살 줄 알면서)

아내_ '나중에 나이가 들면 등이 자꾸 가려워진대. 내가 끝까지 긁어줄게.' (노후를 걱정하는 남편에게)

남편_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노후엔 펜션 하나 지어 살자.' (연금보험 하나 없으면서도 괜한 호언장담)

아내_ '난 다음 생엔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 우리 신랑 돈 버느라 너무 고생하니까.' (영업하며 술에 절어 온 남편에게, 나도 화끈하게 놀고 싶다는 본심도 포함)

남편_ '우리 다시 태어나면, 또 결혼하자. 그땐 내가 당신 아내가 되어줄게.' (내조하느라 고생하는 아내에게 보답하는 차원으로)

 

◆ 아내의 독설

'자기는 토끼야'


결혼 전에는 1~2시간씩 하고, 하룻밤에 두세 번도 하는 사람이었는데, 결혼하니 확 달라졌다. 서론 결론 모두 생략하고 오로지 본론만 하고 끝이다. 한번은 시간을 재봤더니 딱 7분이 걸렸다. 토끼나 햄스터들이 그렇게 빨리 끝낸다더니, 그래도 걔들은 자주라도 한다던데. 실망스러운 마음에 '자기, 옛날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토끼나 햄스터 같아'라고 했더니, 남편은 '다들 그러고 살아'라며 웃기만 했다. 누가 그래? 다들 그렇게 산다고? 흥! (36세, 여, 결혼 4년차)

'이혼하면 될 거 아니야!'

남편에게 아이 장난감을 조립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반응이 없었다. 식사 중에 잔소리를 좀 했더니, 접시를 던져 와장창 깨버리는 것이 아닌가? 충격을 받은 그 순간, 폭력적인 행동을 뿌리 뽑아야겠다는 오기가 들었다. 3일 동안 각방을 쓰다 이혼서류를 만들어서 식탁에 딱 올려놨더니,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결국 남편은 일주일간 내 눈치를 보며 비굴 모드로 일관했다. 그 이후로 내 눈빛이 화난 듯싶으면, 아들을 꼭 껴안고 '우리 잘못하면 엄마한테 쫓겨나니까, 조심하자~' 하면서 슬슬 긴다. (36세, 여, 결혼 3년차)

'쥐꼬리만 한 월급, 누구 코에 붙여?'

맞벌이를 하며 아픈 애를 어린이집에 보낼 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남편은 은근슬쩍 나의 퇴직을 권유하는데, 남편 혼자 벌어선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는다. 세상 물정을 이토록 모르고 살 수 있나 싶어, '남자가 야망 좀 가져! 혼자 벌어서 우리 세 식구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어?'라고 몰아붙인다. 나도 일하기 싫다고요! (36세, 여, 결혼 6년차)

'우리 시어머니, 아들 잘못 키우셨어'

집안일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우리 남편. 옆집 아저씨는 각종 쓰레기를 때맞춰 잘만 버려주던데, 우리 남편은 아예 먼지가 굴러다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청소기를 돌리면 소파에 앉아 발만 들어 올린다. 시댁에 가면 더한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에겐 집안일을 거들라고 시키면서, 아들에겐 손도 까딱하지 못하게 하신다. 어쩌다 남편이 시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 이때다 싶어, '그 집안 유전자가 다 똑같아, 몹쓸 놈의 유전자!'라고 말하곤 한다. 조금은 시원해진다. (34세, 여, 결혼 4년차)

'나니까 결혼해준 거야!'

호기심에 남편 이메일을 몰래 보다가 남편 첫사랑이 보낸 메일을 확인하게 됐다. 서로 안부를 묻는 메일이 4~5번은 오고간 듯싶었다. 그것도 내가 임신해 있는 동안에. 남편에게 대뜸 '첫사랑은 잘 지낸대?'라고 묻자 당황한 남편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라며 발뺌했다. 금세 드러날 거짓말은 왜 하는지. 결국 들통이 난 남편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그런 남편에게 '그 여자는 당신이 돈 못 버는 거 알아? 밤일 시원치 않은 건 알고? 웬수야, 나니까 결혼해준 거야!'라며 큰소리 뻥뻥 쳤다. (32세, 여, 결혼 3년차)

◆ 남편의 독설

'줄 하나 긋는다고 호박이 수박 되냐'

친구 커플과 여행을 갔는데, 아침에 화장한다고 거울만 보면서 늑장을 부리는 아내가 답답해 한 소리 했더니, 입이 주먹만큼 나와 있었다. 친구도 있고 해서 참다가, 차로 이동하는 중에 또 말다툼이 시작됐다. 다른 남편들은 아내가 화장하는 동안 짐도 싸고 애도 달래준다는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화장한다고 달라지냐? 말이야 바른 말이지, 당신이 근본 있는 외모는 아니잖아!'라고 말했더니, 아내가 차에서 내려버렸다. 추적추적 비도 오는 터라 아내를 어르고 달래 다시 차에 태웠지만 친구 커플과 계획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무릎 꿇고 아내에게 사과하고 친구 커플에게 밥도 한 끼 샀다. 말실수 한 번에 손해가 막심했다. (33세, 남, 결혼 4년차)

'어디 감히 남자를…!'

회사에서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집에 오면 청소해달라, 빨래 널어달라, 쓰레기 버려달라 요구해대는 아내가 이해가 안 간다. 남자가 돈을 벌어오면, 여자가 집안일을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왜 남자가 돈도 벌고 집안일도 다 해야 하나? 자꾸 잔소리를 해대는 아내에게 '야, 친구 와이프들은 남편을 하늘같이 모신다더라. 그래야 밖에서 하는 일이 잘된다고! 어디 감히 남자를!' 참다못해 이렇게 말했더니, 아내는 눈물을 글썽인다. 내가 뭘 잘못했나? (37세, 남, 결혼 6년차)

'아줌마 다 됐네'

야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는 드라마에 푹 빠져 내가 들어와도 본체만체한다. 푹 퍼질러 앉아 큰 소리로 깔깔대며 웃고 혼잣말로 중얼대는 모습을 보니, 환갑이 넘은 우리 어머니 모습과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성적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아내에게 '아줌마 다 됐네'라고 말하니 우리 아내 표정이 심각해지며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라며 발악이다. 괜히 건드렸다 싶어, 다신 그런 말 안 하려는데 속에서 자꾸 툭툭 올라온다. (38세, 남, 결혼 5년차)

'너랑은 말이 안 통해!'

명절이 지나면 아내는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사사건건 걸고넘어진다. 특히 아내가 논리적으로 하나씩 따지며 자기주장을 펼칠 땐, 대꾸 한 마디도 못하고 나만 나쁜 놈이 된다. 하루는 막무가내로 쏘아붙이는 아내에게 너무 열이 받아서 '닥쳐, 너랑은 말이 안 통해!' 하고 한 마디 내뱉고 말았다. (31세, 남, 결혼 2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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