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지나가는 길에....

김정례 | 2010.04.16 20:00 | 조회 1928

날도 흐리고....바람도 차고.....손도 시리고.....

칼국수 먹고 싶은데...밖에 나가긴 귀찮고.....해먹자니 솜씨가 얼마나 예술인지 안하니만 못하고....

안먹어도 배 안고팠음 좋겠어요.....ㅎㅎㅎㅎ

 

우리집에 갔음 좋겠다......사랑방에 아궁이 있는데...

타작 끝나서 짚더미들도 많은데.....따숩게 불 지펴놓고 구들장에 연기 모락모락 올라올 만큼 방이 뜨끈해지면 이따시만큼 두꺼운 이불 깔아놓고...덮으면 무게감 제대로인 할머니표 이불 위에 덮고.....

까치가 먼저 맛 본 대롱대롱 달린 홍시하나 따다가.... 냉장고 안넣어도 얼음 동동뜨는 장독대 단지에서 식혜 한사발 퍼다가.....아빠가 아궁이에서 꺼내주는 반쯤 타다 만 고구마 뚝 잘라다가.....어슷어슷 설은 동치미 무 한입쯤 베어 물고....

엉덩이는 뜨겁지만 코끝은 시릴 지언정......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 마저 반가울거 같은....

듣다 듣다 외울지경인....그러나 매번 얘기 할 때마다 순서가 조금씩 바뀌는 할머니의 전래동화를 들어가며.....

소 죽 끓인 솥에 물 데우느라....노랗게 여물 냄새나는 따뜻한 물에 김 불어가며 세수를 해도...

빨간 종이도, 노란 종이도, 파란 종이도 다 가지고 있던 우리집 변소의 머리긴 그 여인까지도....

전부다 그리운 그런 겨울이네요~~

흙냄새...나무냄새...새벽공기 가르는 경운기 냄새..... 하다못해 개 밥 끓이던 냄새까지도 내 코끝은 다 기억을 하고 있는데......

어디가서 찾아야 할까나........

 

전 요새 나오는 깃털(?)만큼 가벼운 이불 보다...예전에 내가 덮던 진짜 한번 털려먼 팔이 빠질꺼 같은...<내 위에 이불있다~> 뭐 이런 느낌 제대로 나는 그런 이불이 좋아요~

아.........진짜 우리집 가고 싶다.........

배고파서 그러나~~~ ㅎㅎㅎ

칼국수 먹으러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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