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추억의 도시락과 여러 반찬들

| 2011.12.20 11:00 | 조회 2540

밥 먹기가 약 먹는 것보다 더 싫은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살아오면서 무엇을 제일 맛있게 먹었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10대에는 떡볶이, 20대에는 한참 유행하던 치킨, 30대 초에는 임신 말이라 한참 땅기던 고기와 밥.

그러다가 문득 싱크대 찬장 유리문을 통해 노란 양은으로 된 옛날 도시락이 보였습니다.
예전에 여주 이천 도자기 축제에 갔다가 기념으로 사 온 것이었어요.

30여 년 전 초등학교 때,  엄마가 어떤 반찬을 싸 주었었나 기억을 떠올리며 도시락을 담았습니다.

멸치 고추장 볶음과 김치 볶음, 분홍 소시지를 반찬으로 정했어요.
우선 소금 조금 넣고 달걀을 풀어 소시지를 부쳐 내고, 밥 위에 얹을 달걀 프라이도 만들었어요.

팬의 기름기를 닦아 내고 마른 팬에서 비린내가 가시도록 멸치를 충분히 볶아서 접시에 담아 두고, 팬에 고추장 조림장을 만들어 바글 바글 끓여요.
조림장은 고추장, 마늘, 맛술, 설탕, 생수, 생강가루를 섞었어요.  케찹을 조금 넣어도 색다른 맛이 납니다.
조림장이 끓으면 볶아 놓은 멸치를 넣고 잠깐 버무리다가 물엿과 파, 깨소금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 꺼냈습니다.  


밑반찬으로도 먹으려고 넉넉히 만들었어요.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치 어묵 볶음.
들기름 조금 둘러 김치를 볶다가, 당근, 양파, 끓는 물에 데쳐낸 어묵을 넣고 달달 볶아요.
간이 싱거울땐 고추장 조금 넣어요.


그 때처럼 병에 담았어요.


도시락 뚜껑에 젓가락을 넣을 수 있게 되있는 것도 있는데, 저는 한 번도 못써봤어요.
겨울에는 코끼리표 보온 도시락 가지고 다니는 친구들이 엄청나게 부러웠지요.


밥도 일부러 보리쌀, 현미등등을 평소 보다 많이 넣어 거무튀튀한 잡곡밥을 만들었어요.
그때는 잡곡을 섞어 먹도록 권장하는 광고도 있던때라, 선생님이 도시락 검사도 했었어요.

어려운 살림에 엄마가 달걀 프라이를 얹어 주면, 철 없는 저는 겨우 한 입이나 먹고 달걀만 남겨 가고는 했습니다.
나중에 도시락을 보시고는 엄마가 '이 아까울 걸... '하시던게 얹그제 같아요. (아~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아침에 싸 준 도시락을 점심때 열어 보면 달걀에서 기름이 배어 나와 달걀 주위에 있는 밥이 번들거리곤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도시락을 나누어 먹으면 이런 엄마의 가슴 아린 추억도 들려 주다 보니, 오랜만에 몇 숟갈이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tip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있는 부위를 함께 넣어주셔야 고소하게 맛있답니다. 

삼겹살과 목살부위를 섞어넣어주시면 좋구요. 

돼지고기는 얇게 썰어 넣는것보다 도톰하게 살짝 큼직하게 썰어주세요. 

배추김치가 너무 시큼하다면 매실액이나 설탕을 살짝 넣어 신맛을 중화시켜주시고

 김칫국물은 김치의 짠정도에 따라 맞춰서 넣어주세요. 

배추김치외에도 총각김치나 갓김치를 곁들여 끓여내셔도 맛있답니다.

 진하게 한번 끓여내신 후 먹을만큼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덜어 두부와 대파를 넣고 끓여드시면

 남은 찌개는 냉장보관하여 3~4일정도는 맛있게 드실수 있답니다.  

 

 

보글보글.. ㅋㅋㅋ

겨울이면 이 단어가 참 많이 생각나는듯합니다.

별 반찬 없이도 보글보글 끓고있는 찌개 하나면

따뜻한 밥과 함께 배를 기분좋게 채워주는것이 ^*^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큼직하게 썰어

새콤진하게 익은 겨울 배추김치 한포기와 함께

보글보글 끓여 두부와 파까지 넣어주면

구수한 된장찌개와 쌍벽을 이루는 김치찌개가 뚝딱이랍니다.

비싸고 고급스런 쇠고기도

이 김치찌개에선 돼지고기보다 못한 것이~~~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는 찰떡궁합을 자랑하는듯해요 ^**^

 

그 깊고 풍부한맛을 자랑해주는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동안

감자와 채소를 함께 볶아낸 감자볶음과

청양고추와 된장을 넣어 무쳐낸 얼갈이 무침으로

따뜻한 밥상을 차려먹었답니다.

투박해도 화려하지 않아도 늘 풍족한 찌개백반~ 즐기셔요~^*^

 

* 재 료 *

돼지고기 300g(반근),배추김치1/4~1/2포기,양파1/2개,두부1모,대파1개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어느정도 붙어있는 부위를 사용하시는게 더 고소하답니다.

삼겹살부위와 목살이나 등심안심부위를 섞어넣어주시면 좋아요.

배추김치는 아주 잘 익은 상태가 좋고 소는 털지않고

김칫국물과 함께 준비해주세요.

배추김치와 함께 총각김치나 갓김치를 함께 넣어주시면 더 맛있답니다.

 

 

1. 배추김치는 소를 털어내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돼지고기도 큼직도톰하게 썰어준다.

 

 

2. 바닥이 두툼한 냄비에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조물조물 잘 섞어준다.

센불에서 무친 돼지고기와 김치를 볶아주다가

생수와 김칫국물을 섞어 재료가 충분히 잠기도록 부어주고 끓인다.

(김치에 충분한 양념이 모두 되어있어 따로 마늘이나 후추등의 양념은 필요없다

돼지고기에 기름기가 거의 없다면 이때 콩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두세스푼 넣어준다)

3. 센불에서 끓어오르면 불을 중불로 조절한 후 굵게 채썬 양파를 넣어주고

뚜껑을 덮어 삼십분 이상 푹 끓여낸다.

(중간에 국물 상태를 봐가며 추가로 생수를 조금 더 부어준다)

 

 

4. 김치가 부드럽게 찢어질정도로 익어가면 간을 본다.

(국물양은 생수와 김칫국물을 섞을 것을 추가로 넣어 맞춰주고

싱거우면 소금보다는 참치액이나 까나리액젓을 살짝 넣어 맞춰주면 더 감칠맛난다.

양파로 단맛을 내어주었는데 김치가 너무 새콤한 상태라면

설탕이나 매실액을 추가로 넣어 맛을 조절해준다)

5. 두부와 대파는 큼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 마지막에 두부와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완성하세요.

넉넉히 만드셨을때에는 이렇게

한번 먹을 양만큼 뚝배기나 양은냄비에 찌개를 덜어낸 후

두부와 파를 올려 끓여가며 드셔도 좋답니다.

두부를 넣지 않은 김치찌개는 냉장보관하시고

4~5일정도 드실때마다 덜어 끓여드시면 맛있게 드실수 있답니다.

 

 

* 재 료 *

얼갈이된장무침: 얼갈이 1/2단,청양고추,홍고추1개,쪽파2~3개,

된장1~2스푼,고추장1/2스푼,다진마늘1/2스푼, 참기름1스푼,깨소금1스푼

파프리카 감자볶음 : 감자2~3개,파프리카1/2~1개,양파1/4개,후추약간,파슬리가루

 

 

1. 얼갈이는 흐르는 물에 씻어낸 후 끓는 물에 굵은 소금을 1스푼 넣고

줄기쪽부터 넣어 2분정도 데쳐낸다.

데쳐낸 얼갈이는 흐르는 찬물에 헹궈 체반에 받혀 물기를 빼준다.

 

 

2. 얼갈이는 손으로 물기를 마저 꼭짜서 준비한 후 한입크기로 잘라준다.

3. 고추와 쪽파는 곱게 다지듯 썰어주고

믹싱볼에 분량의 양념과 얼갈이를 함께 넣어 조물조물 무쳐낸다.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살짝 넣어준다.

된장은 집집마다 짠정도가 다르므로 간은 꼭 한번 봐주는데

싱겁다고 된장으로만 맞춰주면 조금 텁텁하므로 참고한다.

 

 

고소하게 된장으로 무쳐낸 얼갈이나물이랍니다 ^**^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어 칼칼한 뒷맛까지~~

투박한 된장나물무침은 언제나 맛도 속도 편하게 해주는듯해요

 

 

1. 감자는 중간정도 굵기로 채썰어 소금을 탄 찬물에 담가두고

양파와 파프리카도 같은 굵기로 채썰어준비한다.

(감자가 너무 굵으면 볶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너무 가늘면 씹히는 맛이 없으므로

보통 손가락 굵기의 1/3~1/4정도가 좋다)

소금물에 담궜던 감자채는 흐르는 물에 헹궈 체반에 받혀 물기를 빼준다.

(감자채는 바로 볶아버리면 전분기로 볶는 동안 끈적하게 엉겨버린다.

꼭 물에 한번 헹궈 물기를 빼준 후 볶아준다)

 

 

2. 팬을 달군 후 포도씨유를 2스푼 정도 둘러준 후

감자를 넣고 소금을 살짝 뿌린 후 볶아준다.

감자가 반정도 익었을때 양파와 파프리카,파슬리가루,후추를 살짝 넣고

소금간을 하며 볶아낸다

 

 

파슬리대신 푸른 대파잎이나 쪽파를 넣어도 색감과 향이 좋고

후추는 통후추를 갈아넣는것이 더 향이 좋다

감자가 익는 시간이 더 걸리므로 먼저 볶아준 후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야 색도 그대로 살아나고 아삭해서 좋다.

 

 

감자 두어개만 있다면 냉장고에 남은 야채나 어묵,햄등

응용다양하게 해서 만들수 있는 반찬이랍니다^^

도시락 반찬으로도 참 많이 먹었던 ㅋㅋㅋ

 

 

찌개를 끓이는 동안 뚝딱 채소반찬들을 완성하고~~~~`

두부와 파를 넣고 한소끔 보글보글 한번 더 끓여주는 중이랍니다 ^**^

녀석들~~~~ 잘 끓고있고나~

 

 

재래시장에서 구입해주셨던 너무 맘에 든 스댕볼들과 수저,젓가락까지~

늘 막걸리 유혹에 시달려야하는걸 빼면

가볍지~설겆이 편하지~포개면 부피적지~~ 요리할때 재료손질 할 볼들로도 유용하지~

너무너무 장한 녀석들이랍니다 ㅋㅋㅋㅋ

 

 

이렇게 또 겨울 찌개 밥상이 후다닥 차려지네요 ㅋ

다음에 시장가면 동그란 스댕쟁반도 사와야겠어요 ㅎㅎㅎㅎ

아시죠? 중간에 보라빛 큼직한 꽃이 그려진~~

 

 

김치찌개의 토핑은 다양하죠?

왠지 묵직하게 진하게 드시고 싶으실땐 돼지고기를 넉넉히 넣어보세요 ㅋㅋ

 

 

뜨거운것을 잘 못먹는 제겐 이 스냉냄비 찌개가 참 좋아요 ㅋㅋ

마지막까지 끝까지 뜨겁게 드시고 싶으실땐

뚝배기에 넣어 드셔도 좋답니다 ^**^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홍어가 환상적인 궁합이라면

보글보글 함께 끓여낸 돼지고기와 묵은지,두부역시 찌개삼합이랍니다 ㅋㅋ

 

 

보드라운 얼갈이는 된장소스에 조물조물~~

겨울에 단맛 더 좋은 시금치나 섬초도 이렇게 무쳐드셔보세요~~

된장의 구수함이 참 토속적인 맛이랍니다~

감자채볶음은 색곱과 향좋은 파프리카와 함께 고소하게 ㅋㅋㅋ

 

 

감자볶음을 한스푼 가득 떠서 살짝 비벼드셔도 고소하죠? ㅎㅎ

두툼한 돼지고기와 보들보들 익은 진한 김치를 건져 밥위에 올려~^**^

 

 

추운 겨울이면 더 맛있는 찌개백반으로

이 겨울 훈훈한 밥상을 즐겨보셔요 ^**^

 

 

어릴때 시골섬마을 학교로 전학을 간적이 있었어요 ^**^

국민학교시절이었던 어릴적 ㅋㅋ

도시 사립학교의 편리함과 도도함을 즐기던 때에

갑작스런 시골학교란~~~~

그 낯설음이 결코 유쾌하지않아 엄마한테 징징거려보기도 하고

유난히 똘망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친구들도

반갑지 않았던듯해요 ㅎㅎ

한 학년에 두반.. 한반에 스무명이 채 되지 않은~

 

그래도 아이답게 금새 좋은점들을 찾아 적응하기시작했어요 ㅋ

방과 후 가야했던 학원들도 없었고~^**^

기본적인 숙제와 문제집만 풀어놓으면

맘껏 뛰어놀수 있었던거죠~

책에서만 봤던 꽃도 나무도 벌레들은 물론~ 뒷산에서 뱀허물까지 봤어요 ㅋ

봄이 되면

아빠가 무지 큰 나무에 나무그네도 달아줘서 그걸 타면 봄바람에

하얀 꽃들이 눈처럼 떨어지는 경이로움도 느껴보고

 (난 빨강머리 앤~~~~)

사계절이 지나는동안

심심할 틈없이 신나게 놀았던 듯해요 ㅎㅎ

그렇게 추운 겨울이 되었을즘에는

집에서부터 주인녀석을 따라 왔을 누렁이가 교실에 함께 있어도 낯설지않고

눈이 많이 쌓인날엔 비료푸대 썰매도 능숙히 즐겼답니다.

 

교실가운데엔 따끈따끈한 쇠난로가 있었는데

도시에서 오신 선생님은 시골에서 자취하는 관계로

점심때즘 그 난로는 선생님의 찌개담당으로 변신했답니다 ㅋㅋ

점심시간 한시간전....콧물흘리며 자고있는 녀석을 잡아내어

스댕냄비를 쥐어주고 학교앞 정육점에 보내셨어요..

돼지고기 조금이랑 김치좀 얻어오너라....

작은 시골에서 하나밖에 없는 슈퍼겸 정육점아주머니가

선생님 드실거라고 정성스레~김장김치와 돼지고기를 넣어 보내시면

선생님은 난로위에 그 냄비를 올려놓고 열심히 수업을 하셨어요 ㅋㅋㅋ

그때 난로위에서 끓고 있던 돼지고기 김치찌개란....

수업에 절대 집중할 수 없는 냄새를 풍겨주었구

점심시간때 선생님이 떠주셨던 그 한숟가락은...정말 쵝오!!!

 

이년즘 보냈던 그 학교생활은 제겐 정말 큰 선물처럼 늘 남아있답니다.

겨울이 되면 그리워지는 그 난로위 돼지고기 김치찌개맛도~~

아름다운 시절은 맛있는 추억과도 함께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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