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에는 폴지(Polge)와 로손(Rowson)에 의해 정자는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시켜도 생식력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인 가축의 인공수정 시대가 열립니다. 얼린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은 수컷을 이동시킬 필요가 없고, 암컷이 발정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시로 정액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곧 널리 보급되었지요. 실제로 소의 경우, 종우(種牛) 한 마리가 자연교미로 수태시킬 수 있는 암소는 1년에 50여 마리에 불과하지만, 동결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의 경우 수만 마리까지도 수태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동결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 방법은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보장하기 때문에, 현재 많은 나라에서는 세심하게 선별되고 특수하게 관리된 종우·종마·종돈 등을 이용해 가축을 번식시키는 방법을 자연교미법보다 더 널리 사용하고 있답니다.
현재 가축은 대부분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4년 처음 이용빈 등에 의해 인공수정 기술이 도입된 이후, 1955년 중앙축산기술원에서 돼지의 인공수정이 실시되었습니다.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가축의 개량을 목적으로 인공수정이 널리 보급되고 장려되었는데, 현재는 농업중앙회에 젖소개량부와 한우계량부가 있어서 우수한 종우(種牛)들의 동결 정액을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있답니다. 보통 다 자란 소 한 마리의 가격이 300만 원 안팎에 형성되는 것과는 달리, 품질 좋은 우수한 종우들의 경우 마리당 가격이 3억을 호가합니다. 특히나 소의 경우, 현재 자연적인 교미로 인한 번식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미 1999년에 한우의 74~86%, 젖소의 99%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고 하니 가축에게 있어서 인공수정은 매우 일상적인 일입니다.
사람에게 시도되는 인공수정 역시 기본 개념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677년 네덜란드의 안톤 판 레이우엔훅(안토니 레벤후크, Antonie van Leeuwenhoek, 1632~1723) 은 자신이 만든 현미경을 통해 처음 정액 속에 든 정자의 존재를 관찰한 뒤 이를 그림으로 자세히 그려 남겼습니다. 이후 정자 속에 아주 작은 인간이 들어 있을 것이고, 이 ‘정자 인간’이 여성의 자궁으로 들어가 아이로 자라난다고 믿음이 생겨났지요. 더불어 정자 속에 인간의 씨앗이 들어 있다면, 성관계를 하지 않더라도 정자를 자궁 속으로 넣어주기만 하면 임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도 만들어졌고요. 이에 착안하여 1790년대 영국의 존 헌터(John Hunter, 1728~1793)는 생식기 기형으로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없는 부부에게 남편의 정자를 주사기로 아내의 질 내부에 주입하는 초보적인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공수정이 18세기에 이미 시작되었으니 인공수정의 역사는 매우 오래된 편이지요. 존 헌터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인해 이 부부는 결국 임신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인공수정은 비교적 간편하고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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