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가난한 이웃...

솔개맘 | 2009.07.13 09:00 | 조회 1163
가난한 이웃


굶주린 이웃에게 떡을 전하자는 기아대책 에서나온 10쪽 분량의 책자를 받아 볼 
때마다 표지에 나온 아프리카 아이들의 사진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땅은 메말라 갈라지고 물통을 들고 주변의 웅덩이를 찾고 있는 어린이들은 제대
로 씻을 수도 없는 탓에 얼굴과 머리에는온통 피부병 투성이인 아이들의 모습에
서 굶주림과 허기에 지쳤던 어린 날의 풍경을 보게 한다. 
육이오가 끝나고 부산은 빈터가 있는 자리는 판잣집으로 빼곡히 들어차고 도시에
는 철조망이 쳐진 부대들이 진주하여 피난민 수용소와 같았다. 
넝마를 걸치고 구걸하는 사람은 거리에 넘치고 연기가 나는 집에는 깡통을 들고
밥을 구걸하는 사람들 때문에 가정에서는 식사시간에 문을 걸어 잠그고 식사를
했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음식 찌꺼기는 꿀꿀이 죽이라며 커다란 솥에 죽처럼 끓여 돈
을 받고 팔았다. 달콤하면서도 버드냄새도 나고 어쩌다 고깃덩어리도 있기에 배고
픈 사람들에게는 이마져 한 그릇 먹는 것을 몸보신이라 생각했다. 
구호단체에서 옥수수 죽을 배급줄때도 있었지만 우유를 끓여 줄때도 있었다. 
아프리카에 옥수수 죽을 배급하는 장면과 너무나 흡사한 풍경이 오십 년 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모습이 이었다. 
쌀가게는 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되나 홉으로 팔고 담배는 개비로 팔았다. 
영도다리를 지나다 보면 담배꽁초를 모아종이를 추리고 담배만 빼어 추려서 되로
파는 곳도 있었다. 
싸다는 이유하나로 많은 니코틴이 가득히 함유된 담배를 구입해 신문지 말아 피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구두닦이를 하고 신문을 팔았다.
구두 닦기 소년 (shoeshineboy)노래가 거리에 울러 퍼지고 히트를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월사금 (다달이 내는 수업료)을 내지 못하는 학생은 매정한 선생
님들은 집으로 보네 부모를 모셔 오도록 했고 돈을 낼 수 없는 아이들은 수업은
받지 못하고 선생님들이 월사금을 가져 오도록 교실에서 내 몰아 거리를 반항케
했다. 
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실 문이 열리고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아주머니가 들어
왔다.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한아이가 소리친다. 
“거지다!” 아침마다 자기 집에 밥을 얻으려왔던 사람인 것을 알고 철없는 동무는
소리를 지른 것이다. 월사금을 못낸 동무의 어머니는 학교에서 부른다는 말에 교
실로 선생님을 찾아왔다. 
선생님은 어머니를 교실 밖으로 밀쳐내듯 함께 나가자 자기어머니임을 알고 동무
가 일어서드니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언제나 머리에 버짐(머리피부병)이 있었고 비쩍 마르고 또래보다 작아서며
씻지 않았는지 얼룽이진 얼굴 때문에 따돌림을 밭는 외톨이였다. 
졸업을 얼마 두지 않았는데 그날이후로 학교에서는 보지 못했고 졸업식날도 오지
않았다. 거지가 되어 망태 쟁이(망태를 지고 고물을 수집하는 사람)가 되었다고
도하고 양아치 똘마니가 되었다고도 했다. 
아프리카 빈민소년의 얼굴에서 오십 년도 넘은 그날의가난이 생생하게 생각이 났
기 때문이다. 60년 초에도 가난은 계속되어 굶주림에 일가족 자살이라는 뉴스가
매일처럼 신문에 실리고 나라는 굶주림의 극한 한계를 달리고 있었다. 
건장해진 그를 만난 것은 군에 들어가서다. 
어린나이에 입대하여 하사관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고아원으로 전전하며 고학을 했고 군에 입대했다는 것이다.
군에서 제대하여 조그마한 사업을시작하여 재물도 모았고 60 중반에 들어선 지
금은 자선단체 일을 보아 준다는 소식을 먼발치로 들었다. 
많은 국민들의 수고로 나라살림이 자리를 잡고 이제는 먹을거리가 넘쳐흐른다. 
그러나 배를 주린다는 것은 가난과 직접 연관이 있다. 
풍요의 뒤편에 지금도 주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든 종교는 자비를 베풀고 선을 베풀라고 한다. 
말과 입으로만 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배고픈 이웃에게 가서 밥을 먹으라하면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그에게 밥을 주어야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지하도 계단에 구걸하는 아줌마는 얼굴을 아기 포대기에 묻고 어린아이를 안고
차가운 지하도 계단 시멘트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얼굴은 아기 포대기에 파묻고 아기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콧물이 묻어있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지나치지 못하고 펼 처진 신문
지 위에 동전을 놓아주고 간다. 
힘이 겨워 계단을 오르다 보지 못하고 지나치려다 아기를 보고 구걸하는 것을 알
고 사람이 볼세라 급히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동전이 놓여있는 신문지 위에 놓고
죄지은 사람 마냥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젊은 여인이라는 것을 알고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이상
한 생각이 들었다. 앵벌이 하기 위해 남의 아이를 안고 나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니 조금 전의 자비는 사라지고 의심의 마음
으로 기분 상해 지려는 마음을 다시금 고처 생각 했다. 
그가 아이의 우유 값을 위해 구걸을 하겠지 하며 스스로 위로한다. 
도움을 구하는 자들에게 선을 배 풀면서 그 사람들의 사정을 알아보면 도와야할
 사람이 없는 것을 알게 되고 도울 수가 없다. 
고아들은 고아원에 가면 되고 나이든 사람들은 시립양노원이라도 가면 되는 것이
고 사업에 실패한사람은 노동일이라도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얄팍한 생각을 가질
 때 내가 죄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비를 구하는 사람에게 그가 무었을 하던 기쁜 마음으로 자비를 베푼 것으로 생
각하면 될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최 빈곤 국가였고 그 당시의 사람들은 지금도 살아있다.
수많은 나라에서 보네 준 구호로 살아온 것을 기억하고 있다.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고는 인생을 모른다고 한 말처럼 눈물의 빵을 먹었던 사
람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가정이나  나라살림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길을 가다 구걸을 하는 사람을 만나 동전 몇 개 던 저주고 의심까지 하며 크게
선을 베푼 것처럼 하려고 한다.  TV을 통해 불우이웃을 만나게 된다. 전화 통화
한번하고 큰 자비나 베푼 것처럼 가족을 바라보는 자신을 돌아본다. 
전쟁과 가뭄 때문에 불행해진 아이들! 어릴 적 내 동무처럼 마르고 피부병에 시
달리는 아이들! 짖은 갈색 피부의 사진 속 그들의 눈은  크고 맑았다. 
20070528    이승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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