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문
의사 / 미애로여성의원 관악점 원장


mya21739-22.jpg 난감한 질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지식의 성역이 없어지는 최근에 많은 정보를 검색 후 병원에 와서 의사와 마주 앉는 환자들의 질문이 날카롭기만 하다.


최근에 젊은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고 본원을 찾아와 아내 되는 분이 하시는 말씀.


“자궁경부암이 성병이라면서요?”


이런 질문은 짧은 순간이지만 매일 여성환자만 보는 본인도 순간 긴장되기 마련이다. 질문의 본질은 이렇다.


자궁경부암은 국내 여성암 사망률이 2위나 되는 중요한 부인과 암으로 최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시행되면서 관심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통상적인 암의 원인은 밝혀지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인데 반해서 자궁경부암의 경우는 의학의 발달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특별한 타입(고위험군)에 의해 세포변형이 시작되어 자궁경부암이 발현된다는 것을 의사들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치 독감 예방접종처럼 자궁경부암을 예방 할 수 있는 예방접종이 2006년 6월에 미국 FDA의승인을 받고 한국에서는 2007년 6월부터 판매가 허가되어 2008년 9월부터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효과를 인정하여,호주,프랑스,스웨덴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가에서 일정부분 비용지원을 하거나 무료 접종을 하는 방향으로 틀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일에 명암이 있듯이, 자궁경부암 대부분의 원인이 인유두종 바이러스라는것을 안 이상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는지 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그 답은 아주오래전부터 의사들에게는 결론이 나 있었다.


mya13152-22.jpg 성 접촉을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전파가 이뤄진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 진실이 된지 오래다. 심지어 자궁경부암에 관한 특정문헌에서는 극단적으로 자궁경부암의 특정 타입은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 성접촉성 질환)으로 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궁암검사 결과지를 보고 남편의 외도를 걱정하는 시대에 사는 의사는 한번씩 진실과 거짓의 순간속에 고민해야한다. 하얀 거짓말이긴 하지만 오늘도 어쩔수 없이 두리 뭉실한 대답으로 부부의 미래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명을 해야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꼭 성 접촉을 통하는 것 만은 아니랍니다.”


어쨌든 오늘도 예방 가능한 성접촉성질환(?)인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하러 온 환자들이 대기실에 앉아 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종류인 편평상피세포암의 99%는 성 접촉성 전파 바이러스인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된다.


진실은 항상 거짓을 동반하는 시대이다.


출처 : 의사들이 만든 무료 의학 상담 게시판 http://www.medicalize.comhttp://www.medicalize.com/doctors/99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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