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주말 전쟁.....ㅡ.ㅡ

김정례 | 2007.04.08 15:00 | 조회 1168

안녕하세요.....

화창한 월욜 아침.......한 주 동안의 피곤을 주말에 싹 다 날려 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해야 하나......이건 뭐...주말이 더 피곤한 7입니다.....

 

우리집 식구들은....각자 다른 이유로 주말을 기다립니다......

어머님 아버님은...밭에 할 일이 천지라고...주말에 늬들이 좀 와서 도와라고 기다리시고....

남편은 남편대로....출근 안 하니까 늦잠도 좀 자고....집에서 푹~ 좀 쉬고 싶어 기다리고....

나는 나대로....남편이 출근을 안 하니까...애들 좀 맡겨 놓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기다리고.....

금동인 금동이 대로....어린이집 안 가는 날이고....엄마 아빠 모두 집에 있으니까...밖에 놀러 가자고 기다리고......

이렇게....주말은 같은 날 같은 시간인데....사람들 머리속에는 다들 자기 위주로 계획표가 짜여져 있고....

거기에 부응을 안 해주는 상대방 때문에 서로 감정이 상하고.....

그러다 끝끝내 언성도 높아지고...싸우고......

다른 집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우린 그래요......ㅜ.ㅜ

 

어제는 분명 내가 기다린 일욜이 맞는데......토욜날 늦게까지(정확히 표현하면 일욜 일찍까지) 술을 퍼 드신 나의 남편님 께서는.....

역시나....해가 중천에 떠도...절대로 일어날 생각을 아니하시고.......

시댁에서는 포도밭에 약쳐야 되는데 젊은 것들이 아침 일찍 와도 시원찮을 판에.....점심때가 다 돼가도록 소식이 없냐고 시간시간 전화해서 난리시고.....

아무리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전혀 미동도 없는 이눔은.....철천지 원수로 보이고.......

결국은 욕은 욕대로 얻어 먹은 것도 나고.....성질은 성질대로 난것도 나고......

이걸 죽여야 하나...살려야 하나...고민하고 있는 찰라....부스스 일어나두만....눈꼽도 안 떼고...."밥 도~" 하는데.....

순간 울컥~

내가 밥통으로 보이냐고 생 난리를 치고.......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일어나자 마자...시댁에 전화해서...."엄마...내 몸이 너무 아파가 못가겠다..." 하니까....(당연하지...술독에 빠져서 왔는데....안 아푸면 그게 술꾼이지 사람이냐?)

또 장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우리 어머님께서는.....아까 나에게 호통치던 그 기세는 다 어디로 가고....."아이고~ 아푸면 쉬야지.....금동애미 한테 국이라도 따뜻히 끓여 달래서 먹고....집에 있어라~" 하는 목소리가....옆에 있는 내 귀에 까지 들어오고......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술 병(?) 났다고 다 까발리고 싶은거....그래도 내 남편이라고 겨우 참고.....

그렇게...귀하신 몸을 일으킨 나의 남편님 께서는.....그 전화를 끝으로 또다시 쇼파에 들누워 리모콘을 까딱까딱 거리는거.......

드뎌 폭팔~

맘 같아서는 밥푸던 주걱으로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었지만........그간.....몇년을 살면서...내가 격어본 바로는.....

이눔은...그러면 그럴수록 어긋(?)나는 터라........

아주 힘든 표정을 하고.....식탁에 정성껏 아침인지 점심인지도 모를 밥을 차려 놓고.....

한 숨을 푹~ 쉬면서....둘째 기저귀를 갈아주고......

왜냐고 묻는 남편에게는 한마디 대꾸도 안하고.....그저 힘들게 한 숨만 푹푹 내 뱉고.....

밥 먹는 내내.......허리야 다리야 팔이야......남편 어제 술먹고 즐길동안...애들은 어찌나 말을 안듣던지...재우느라 힘들었다.....

오늘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놀아 달라는데....나는 밤 새 잠도 못자고....어쪄고 하면서.....내 신세를 아주 불쌍하게 만들어 주고.....

어제 술 먹어서 많이 피곤할텐데....더 자라~ 나야 뭐.....주말이고 뭐고 뭐 있나...애들 크기 전까진...나는 쉬는 날도 없네......하며 '니 만나 고생이다'라는 암시 팍팍 풍겨주고.....

이사람...나름 맘 약한 사람이라......자기도 미안 했던지......바람 쐬러 가자는거....속으로야 좋았지만..."어제 술 많이 먹어서 피곤할텐데...괜찮냐" 고 맘에도 없는 소리 한번 해주고.....

그렇게.....우리는 잠깐 이었지만...애들도 잔디밭에 좀 풀어 놓고......

그러고 집으로 와서는 나는...또 청소에...빨래에...애들 씻기느라 정신이 없고.....

이 사람은 그거 조금 운전했다고....또 뻗고......

내가 뭐라 그러면....."주말인데 나도 좀 쉬자~" 이소리를 입에 달고 살고....

 

네....주말....맞습니다....주말...

그치만...혼자 주말입니까.....나도 주말 입니다.....

혼자만 피곤 합니까......그렇게 피곤하면...전날 술을 먹을게 아니라...집에서 쉬었어야죠....

저는......남편이 술 먹는걸 반대 하는건 아닙니다....친구를 만나든....뭘 하든 다 좋다 이겁니다...

술 먹고...그 여파가 다음날 까지 오는게 싫은 겁니다.....

주중에도...회식이다 뭐다 해서...늦게까지 술먹고 오면...담날 아침부터 깨워 출근시키느라 전쟁이고...그렇게 퇴근을 하면...그날은 정신 못차리고 잠자느라 완전 시체고....

그 하루 술로 인해....나는.....그 다음날 까지...애들 둘을 데리고 혼자 완전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고....

 

출퇴근 하는거....그거 힘들다는거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그치만...집에서 고만고만한 애들 둘 보면서...살림 하는거....그거 절대로 우스운일 아닌데.....사람들은 그걸 너무 인정을 안 해 줍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우리들도...주말 만큼은....애들로 부터 좀 해방되고 싶습니다.....

남편들이야...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와...잠깐 잠깐 애들 보는게 전부지만.....

하루종일 한번 붙어 있어 보십시요.......내 장담 하건데.....몇시간도 못견디고 두손 두발 다 들겁니다....

주말.....혼자만 쉬지마세요.....즐기시려거든 가족과 함께 하세요....

우리도 주말입니다......출퇴근 시간조차 없는 우리 주부들도......주말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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