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꼭꼭 숨어라.....ㅜ.ㅜ

김정례 | 2007.08.11 14:00 | 조회 1236

안녕하세요.....

아침부터...식은땀이 뭔지 제대로 경험한 7입니다.....ㅡ.ㅡ

 

제가...개인적인 사정으로....매주 화요일과 금요일날....애들 둘을 데리고 외출을 하는데요.....

목적지가 황성동 입니다...

아시는 분은...아시겠지만....혼자 애들 둘을 델꼬 나갈라치면....나서는데 한시간 입니다....

오늘도 역시....금동이 씻겨 옷입혀 놓고....은동이 기저귀 갈고 옷갈아 입혀 돌아서는 틈에.....금동이 또 토해서...다시 옷갈아 입히고.....

겨우 출발할려는 찰라....어디서 풍겨오는 구수한~ 냄새......이번엔 은동이가 똥을 쌌네요......

다시 들어와 기저귀 갈고......아휴....

부랴부랴 가방챙겨 나서는데....아까 분명 가방에 넣은 줄 알았던 제 지갑이...밖에 나와있네요....

속으로..'휴..내가 또 생각만 하고 안 넣었구나...큰일 날 뻔 했네...' 하며 그대로 챙겨 넣고....

택시를 겨우 집어타니...벌써 10시......10시 까지 도착이구만......ㅜ.ㅜ

오늘따라 차도 어찌나 많고...뭔 놈의 신호등은 보이는 족족 다 빨간불이고.......

맘은 급한데....차는 안나가고.....

그렇게 목적지가 다와 갈 무렵....제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드니......그걸 본 금동양.....

"엄마...없다.....없다....집에 있다.." 하는데 저는 그순간엔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습니다....

엄청난 재앙이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죠.....

 

지갑을 여는 순간......헉~~뚜.........

이렇게 당황해 보긴....난생 처음 입니다.....

분명...지갑에 있어야 할 내용물들이 하나도.....정말 하나도 없는 겁니다.....

돈도 없고....카드도 없고....신분증도 없고......말 그대로 텅텅 비어 있네요.....

내가...은동이 엉덩이 씻기고 기저귀 갈아주는 사이...금동양이 사고(?)를 친겁니다...

목적지는 조오기 보이고.....나는 어찌 할 바를 모르겠고....

진짜..이대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이게 뭔 일일까.....우이 띠~..이 근처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아 맞다...방금 맘존 지나왔는데...차라리 거기가서 아무나 안면있는 사람 붙잡고 만원만 꿔달라고 할까(아는 후배가 한명 있거든요.)......그러기엔...내 얼굴이 아직 그만큼은 안 두꺼운데....미치겠네...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 했습니다......

그러고는....옆에 있는 금동양을 아주 불타오르게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말을 꺼냈죠...

"금동아....여기 있던거 니가 꺼냈나?"

"돈??? 금동이 꺼다....집에 있다......"

"야~~~엄마꺼지....그걸 꺼내면 우야노....어딨는데..."

"아이다!! 엄마꺼 아이다..금동이 꺼다...없다...집에 있다..."

하늘이 노랗다는게...이런 걸까요.......

우리의 대화를 들은 아저씨의 인상은 점점 굳어가고.....내 등에는 말 그대로 식은땀이 흐르고....

드뎌 목적지에 도착해서...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기...있잖아요....정말 죄송한데요......." 하는순간....지갑 저 귀퉁이에서 발견된 나의 보안카드...

다행히 깊숙히 들어있어...이거 하나는 금동이가 못 꺼냈나 보더라구요....

완전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었습니다.....

 

어차피..이렇게 된거....그래...안면몰수하자...라고 맘먹고.....어렵게 말을 꺼냈지요.....

"저기.....택시비....지금 텔레뱅킹으로 계좌 이체 시키면 안될까요.....ㅜ.ㅜ 정말 죄송해요..아저씨..."

다행이...좋은 기사분을 만나....선뜻 허락을 하셨습니다....

그 러 나....문제는 집에 올 때 차비.......ㅡ.ㅡ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쥐구멍이 어디있나 열심히 찾으면서.....

"정말 죄송한데요.....5천원만 꿔주심 안될까요.....그것도 지금 같이 계좌이체 해 드릴께요...수수료 까지 제가 드릴께요.....ㅠ.ㅠ"

택시비....텔레뱅킹 해 보셨습니까?????

택시비.....기사분 한테 꿔 보셨습니까?????

내가 참.....요 밑에 가빈아빠 말마따나....요즘 미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렇게 볼일을 마치고....집으로 돌아온 나는....오는길에...금동양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에 오자마자 은동군이고 가방이고 다 바닥에 놔두고.....

"꼭꼭 숨어라...머리카락 보인다..." 가 시작 됐습니다........

우선 금동양 보물창고 부터.......울집의 물건들이 없어지면....80~90%는 여기서 나타나는 상자가 하나 있는데.....일단....여긴 없고......

금동양이 잘 메고 다니는 토끼 가방.....에도 없고.....

구석구석....웬만한곳은 다 뒤졌는데....아직 못찾고 있습니다.....

이따...금동이 오면 물어봐야 할 듯~~~~

 

여러분.....아무리 급해도.....꼭 지갑속은 확인하고 다닙시다.....

나는.....정말........얼굴에 철판이 몇장인지 모르겠습니다....울 금동양 때문에.......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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