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눈치가 없는건지..없는 척을 하는건지....

김정례 | 2008.08.13 14:00 | 조회 1270

안녕하세요...
사춘기로 접어 들었는지...갈수록 말 안듣는 딸과....그 누나의 질투로 인해...항상 피해자여야 하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7입니다....
정말...어찌나 질투가 심한지....
그러면서도...누가 은동이 델꼬 갈라치면...사생결단으로 말린다니까요.....절대로 안된다고.....ㅎㅎㅎㅎ
문제는 이게 아니라....울집 큰아들.....울어머님이 키우시다가 넘겨받은 큰아들.....
아~~ 정말 내인생 최대의 난제입니다....어찌나 말도 안듣고...눈치 또한 없는지....
이 엄청난 양반.....어제....친구들 만나 술을 한잔 하두만...집에 오는 길을 잊었나 봅니다.....못찾아 왔네요.
참나...기가 막혀서.....아니...외박이라니요.....
집에서 마눌은 고만고만한 애들 둘 데리고 제대로 밥도 못먹고....밥은 커녕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완전 미칠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정말 너무 억울합니다...
똑같이 좋아서 애 낳았는데...맨날 붙어 있는건 엄마여야 하고....남편들은 돈번다는 핑계아래 하고 싶은거 다 하고...먹고 싶은거 다 먹고.....
어제도 그래요....주말에도 쉬지 못한 저는 정말 너무너무 피곤해서...남편이 일찍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와야..잠깐이라도 애 좀 맡겨두고...밀린 집안일도 좀 하고...밥다운 밥도 먹을수가 있으니까요...
근데....7시쯤 문자가 오더군요...."미안하다...내 막창집이다...고기 좀 먹고 가께..."
고기는 혼자만 먹을 줄 안답니까??? 나도 고기 먹을 줄 압니다.....나도 막창 좋아 합니다.....
애들 데리고 가기 뭐 하다고..친구들이랑 혼자 먹고 온다는 남편...정말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도 뭐..이왕 친구들 만난거....평소 늘 출장이다 뭐다해서 친구들 잘 못만나기에..."그래..대신 술은 먹지말고 일찍 온나."라고 답장을 보냈지요....
이사람....이 문자에 대해...답이 없습니다.....거짓말로도 알았단 대답은 못하겠단 소리지요....


11시가 넘었습니다......큰애는 잠이 오면서도....제가 둘째를 안고 있는게 신경이 쓰여 안자려고 울고 불고...
둘째는 둘째대로 누나 때문에 엄마가 지를 잘 못챙기니까 또 울고 불고....
정말 미쳐 버릴것 같은 밤이었습니다..
하나 재워놓으면 하나 울고...그 우는 소리에 나머지 하나 또 깨서 울고.....
남편이라도 있음 하나 잠시 맡겨두고...나머니 하나 재우면 되련만......것도 안되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습니다.....1분이 영겁같은 시간을 보내고...애들 겨우 재워놓고 시계를 보니...12시가 넘었습니다....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어디고? 나는 애들이랑 죽을 고생인데...술이 술술 넘어가는 모양이지..그러고도 아빠란 소리 듣기 안 민망하나?"
"미안타...내 오늘만 술 좀 먹으께..."
"오늘만???? 오늘만??? 지금 그소리가 나오나.....날마다 오늘만..오늘만..됐다....그렇게 좋아하는 소주병 끌어안고 자고..집에는 들어올 생각도 하지마라.."
하고는 전화를 확~ 끊어 버렸습니다...
전화 끊고 나서도...화가 나서...문자까지 찍었습니다....."그래...그 좋아하는 술..어디 술독에 함 빠져 봐라...집에 들어오면 죽는다.." 이렇게요...


이사람...미안하단 말도...답장도 없습니다.......
그리고.....현관문 여는 소리...역시 없습니다......그렇게 씩씩대며 잠이 든 저는...문득 정신이 들어 주위를 살폈습니다....
아직 어슴푸레.....동은 터오르지 않았고.....집안에는...그 어디에도 남편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겨우 진정시키고....아침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인데.....죽었는지 살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받는 남편......참나...어이가 없어서....
"니가 들어오지 말래매??? 니한테 맞아 죽을까봐 내 회사에 와가 잤다...." 이러는 겁니다....회사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가 있거든요....
이럴때는 어찌나 말도 잘듣는지.....들어오지 말랬다고 정말 안들어 오다니.......
참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사람...평소에도 이렇게 눈치 없는 척을 합니다.....
옷이라도 한벌 사러 백화점을 가면...."자..맘에 드는거 골라봐라...이거 이뿌네...이거 사라..."합니다...
그럼 전 그 옷이 맘에 들지만...가격을 보고..."이뿌긴 진짜 이뿐데 너무 비싸네.....우리 돈 없잖아.....담에 사지뭐..근데..진짜 마음에 쏙 든다..."라며 속으로 은근히 한번 더 권해주길 바라며 맘에도 없는 거절의 멘트를 날리면...
이사람..한치의 미련도 없이..."그래~ 그럼 담에 사든지..." 하고는 가버립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은..."할부로라도 사라..."인데....ㅜ.ㅜ
전에도 그랬습니다.....얼마전 상품권이 들어온게 있어...신발을 사러 갔는데...이사람...내가 애 낳고 거의 꾸미지도 못하고 다니는게 안쓰러웠던지..."나는 구두 있으니까..오늘은 니 신발 하나 사라...어떤거 살래??" 하는 겁니다....
그치만....또.....살림을 하는 주부로써...."아니..나는 운동화면 된다..자기 구두사라...저번에 출근할때 보니까..구두 낡았대.." 라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저쪽에서 구두를 들고 오는 남편...
참나...저건 또 언제 봐놨대.......
정말.....눈치가 없는건지... 둔한건지.....이사람 성격 모르는것도 아니면서..나는 왜 또 그런 망발을 해가지고....


예의상 하는 말....빈말 따윈 절대로 모르는 이사람.....나 아니면 누가 데리고 살겠습니까....
그래도 맘 넓은 내가 데리고 살아야지....

그래서 전....지금 이순간부터....있는 그대로 얘기 하기로 했습니다.....

 

여보...오늘도 안들어오면....죽는다~!!
술??? 술잔만 들어봐라...그 손목...내가 평생 술잔만 잡고 살도록 해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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