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라디오에 소개된 사연 이예요~~~

김정례 | 2007.02.14 15:00 | 조회 1394

안녕하세요.....

휴가 잘들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허리가 아파 죽을꺼 같습니다.....ㅜ.ㅜ

 

예전에...아마 여기 쓴적이 있을꺼예요....이 이야기...
이걸 얼마전 라디오 사연쓰기에 올렸는데...그게 소개가 되어 문화상품권을 받았네요~~~
상품....그다지 어렵지 않더라구요....
누구나 가능해요~~~ 여러분들도 도전(?) 해보세요~~~ㅎㅎㅎ
실제 제가 적은건 이건데...너무 길어 그런지....도입부분에서 많이 짤렸더라구요......ㅡ.ㅡ
그래도...그대로 옮겨옵니다.....
예전에 봤던거 기억하시는 분은~~~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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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아들....***
이제 막 9개월 접어들었다.....
이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참 우여곡절이 많은 아이였다...
우리 부부는..결혼하기 전 부터..애는 남녀구별없이 하나만 낳기로 미리 합의를 본 터였다....
그나마..결혼해서도 당장은 아무런 기반조차 없으니...한 3년 정도는 맞벌이 하고...내나이 30이 되는 해에 임신을 하기로 우린 철저히 계획표 까지 다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러나..세상만사 어디 맘먹은대로 되던가.....
태국으로 간 신혼여행에서...뜻하지 않게 첫딸이 생겨 버렸다....
뭐 계획대로는 아니지만..이미 생긴아이...기분 좋게 받아들이며...그래..얘 하나만 낳아 얼른 키워놓고...좀 크면 맞벌이 하지뭐...
아가야 걱정마..엄마가 너 하나는 정말 잘 키워줄께...라고 다짐을 하며..우린 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 할것을 약속했다.....
그렇게 울딸이 태어나고....그 웃음과 재롱에 녹아들 무렵....
남편은 슬며시 아들 얘기를 꺼낸다....
"있잖아..그래도 내가 장남인데, 아들 하나는 있어야 안되겠나? 아부지도 아들 바라시던데...우리 딱 하나만 더 낳자..."
"아들 같은 소리 하고 있네...있는 딸도 감당 안되는구만..아들은 무신....그카다가 또 딸이면..그땐 셋째도 낳게?? 치아라 마....걍 하나만 잘키우자...어설프게 또 낳았다가..나중에 자식한테 원망 들을래???"
라며..나는 말도 못꺼내게 했다.....
그 러 나....역시 하늘은 내 편이 아닌지....울딸이 17개월때..난데없이 둘째가 임신이 된 것이다....
헉뚜....남편을 향해..."솔직히 불어라...바늘로 구멍 냈나 안냈나??"
하며 오만 신경질을 낸 것도 잠시....
난 그다지 낳을 생각이 없었다......
울딸이 두돌만 지나면 놀이방에라도 맡기고 맞벌이 할 생각이었는데..갑자기 찾아온 임신이 반가울리 만무하다....
임신 한다고 해서 바로 애가 툭 튀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10달을 꼬밖 병원 정기검진 다니며..각종 검사에....또 낳고 난뒤에는 오죽 돈이 많이 드는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지 먹을복은 타고 난다지만...애가 밥만 먹고 크는것도 아니고.........
 

그때 남편...."낳자...응??? 내가 잘하께....내가 다 하께..니 입덧하면 내가 밥도 해주고...니 배불러 있으면 내가 머리도 감겨주고..내가 잘하께...분유값 없으면 내가 밤에 대리운전이라도 하께....이번 한번만...응???" 하며 옆에서 나를 살살 꼬시는 남편....
나역시..애들 무척 좋아하고...더군다나 내 새끼인데..어찌 싫겠는가...
다만 현실의 벽에 부디쳐 고민만 하고 있었던건데.....남편도 저렇게 나오고...나도 울딸의 이쁜 재롱이 자꾸 눈에 밟혀...요런애가 하나 더 나온다는 사실에....
"그래..이왕 생긴애..어차피 우리가 만든 애인데..애가 무슨 잘못이고...다 우리 복이지...키우자...그래..알았다..근데...자기는 저 약속 꼭 지켜야 된데이~" 하며..그제사 기쁜 마음으로 임신을 받아들였다.....
그 뒤....바로 찾아온 입덧.....
헉~ 사람 잡는게 입덧이라 했던가.....첫딸 가졌을때는...정말 밥그릇도 씹어 먹을만큼 먹성이 좋아져서...살도 엄청시리 찐 나였기에...입덧 걱정은 안하고 있었는데...
세상에..이게 웬일~~ 죽을 뻔 했다...
 
평소 친구들이 입덧때문에 힘들다고 할 때 마다..."살빠지고 좋지뭐..나는 부럽구만..." 했던 내 입을 내 손으로 쥐어 밖았다....
밥은 고사하고 물조차 비린내가 나서 마실 수도 없었다 ...
내 밥은 물론이고...남편 밥...그 사랑하는 울딸의 밥까지.도저히 챙길 수가 없었다....
울딸한테는..아직도 그건 미안하다...
그러나..남편....본인이 잘하겠다고..철썩같이 약속한 남편....
퇴근하고 집에오면...마눌 입덧으로 고생하는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지..."아..진짜 니 너무하는거 아이가? 남편이 왔는데 밥도 안주고..내가 진짜 집에 들어올 맛이 안난다....입덧?? 그거 배부른 투정 아니가? 니가 배고파 봐라..뭔들 못먹노? 배부르니까 별짓을 다하네.." 하며 다시 밖으로 나가 버리는 남편...
그렇게 남편은 내가 밥 안차려 주는걸 아니 못차려 주는걸 핑계삼아..물만난 고기마냥 친구들을 만나..밥 먹는다는 핑계아래 날마다 술먹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간간히 내가 먹고싶다는 것 조차...남편은 술먹고 잊어버리기 일쑤라..나는 먹고싶은 걸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었다.
 
얼마나 서럽고 야속하던지....안그래도 날마다 토해대는 통에..속은 불편하지...못먹어 기운딸리지...18개월 된 딸아이.날마다 보채지...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남편에게..계속 약속 안지키고 그런식으로 나오면..나도 얘 못낳는다고 협박도 해봤지만..소용없었다..
이미 어른들이 니 임신사실 다 알고 있는데..이제와 니가 어쪄겠냐며..남편은 눈하나 깜짝 안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남편의 반응...억울했다.....너무너무 서럽고 억울하고..화도나고...
급기야..어느날 외박까지 한 남편...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득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댁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버님...전데요...저 둘째 도저히 못낳겠습니다...애비가 날마다 술인것도 모자라 이제 외박까지 하네요..이상태로는 저혼자 애 둘 못키웁니다...저 그냥 안 낳을랍니다...혹시나 나중에라도 저를 원망마세요...저 지금 병원 갈랍니다..." 하고는 끊어버렸다....
핏줄에 대한 욕심이 있으신 아버님...놀라서 부랴부랴 우리집으로 달려 오셨다...
 
속으로야 한없이 죄송했지만....참는것도 한계가 있지...이렇게 까지 만든건 내가 아니라 남편이라고 나 스스로 위로하며..담담하게 아버님을 마주했다.
그간 있었던 사정 다 말씀드리고...이젠 외박까지 한다고..나는 지금 딸아이 하나 만으로도 힘들다고...둘째 까지는 자신 없다고..내 속내를 다 털어놨다...
울아버님..원래 술을 원채 싫어하시는 분이라...난리가 났다...
바로 그때...부스스한 머리를 하고..술을 온몸으로 마셨는지 엄청난 술냄새를 풍기며....그래도 미안은 했던지..조용히 눈치 살피며 살짝 들어오던 남편....아버님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진것도 잠시....
현관에 있던 빗자루가 춤을추기 시작했다....
그렇게.......그날..울남편은 복날 개맞듯 맞았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누가 말했던가...나는 그날 저 시누이 역할을 자처했다...
"아버님..이제 그만 하세요...그래도 요즘은 정신 좀 차렸는지 지난달 보다 카드값은 덜 나와요..."
"뭐? 카드?? 이노무시키..카드까지 그어가며 술 퍼먹는단 말이가?? 이게 죽을라카나 살라카나??" 퍽 퍽 퍽~~
"그래도..요즘은 많이 줄었어요..그냥 친구들 만나서 건전하게 놀고..그래도 여자있는 술집은 안가는 모양이던데요??? 좀있음 정신 차리겠죠....."
"뭐??? 여자??? 이놈이 미쳤나...." 퍽 퍽 퍽~~~

사실 울남편..절대로 카드로 술 안마신다..가진 현금만 다 쓰고..그걸로 모자라면 그냥 얻어 먹는다...여자있는 술집?? 말 그대로 근처에도 안간다...뭐 어쨌든..나는 거짓말은 안했다.
다만 남편의 변명이 안통했을뿐....ㅋㅋㅋ
남편은..그날 현관앞에 서 있는 한마리 여우를 봤단다...
그치만..나는 어디까지나 남편을 도와주기 위함이었다고..아직까지 우기고 있다....
 
그일이 있고 나서...나는 거짓말처럼..입덧이 끝이 났다....
돌도 씹어 먹을 식성이 찾아 온 것이다.....
남편 역시..후한(?)이 두려웠던지...그리고 이젠 내가 밥을 차려줄 수가 있어서 인지...한동안은 좀 일찍일찍 들어오는가 싶더니...또 밖으로의 일탈을 감행하는 남편....(요때 내가 술을 먹었죠...ㅋㅋ)
그래도 뭐 입덧은 끝났으니..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고....그렇게..그렇게...우여곡절 끝에 울아들이 태어났다...
너무도 건강하고..너무도 우렁차게...세상에 나온 내아들....
그 아이가 벌써 9개월이 되어....이젠 혼자 잡고 일어서고..또 잡고 걷는다...
어찌나 쑥쑥 잘커주는지..고맙기 그지없다...
 
지금도 간혹 나는 남편에게 그런다...
"여보..분유값 없다...자기 대리운전 한다며??? 언제부터 할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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