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그해.....여름......ㅜ.ㅜ

김정례 | 2007.10.12 13:00 | 조회 1275

 

 

농사일을 일장연설(?)을 하다보니....또 생각나는 일화가 있네요......ㅜ.ㅜ

이때가....내가 몇살때더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오래전일인데 여름방학을 하기전 동아리 선배가 좋은 재안을 하나 하더라구요....
니들 휴가 갈려면 돈도 많이 들고 하니까...그냥 나 따라 자원봉사 하러 가자고...산좋고 물좋고 공기좋은 동네인데....먹여주고 재워주고 다 한다고....그냥 일만 조금 거들어주고....엠티가는 기분으로 가면 된다고...즉 말로만 듣던 농촌 자원봉산가 뭐시긴가...그걸 가자는 소리였죠~~~

우린 전부 쾌재를 불렀습니다.....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나름 기타도 챙기고 .....입고 갈 바지 사고...예쁜 티도 사고....
우린...정말....티비에서나 나오는 그런... 밤이면 모닥불 피워놓고..기타치며 노래도 부르고....풍성한 먹거리에...인심 좋은 시골 어르신들....우릴 친손주 처럼 반겨주실 할아버지 할머니......일이야 뭐 요즘 시골도 다 기계화가 되어 있다는데...특별히 할 게 있겠냐며..정말 엠티처럼 준비를 했더랬죠...


웬걸요~
점심녁에 도착을 하자마자....우릴 친손주 처럼 반겨줘야 할 동네 어르신들~~
옷차림이 그게 뭐냐며 어디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입고 왔냐고 화부터 내기 시작해서....

내가 꿈꾸던 나무 그늘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고...뙤약볕에 쪼그리고 앉아 감자를 케는데....뭔 놈의 감자밭이 동대문 운동장보다 더 넓던지.....헉~~ 정말로 죽을뻔 했습니다......
썬크림을 바르다 못해 얼굴에 들이 부어도......따갑게 내리쬐는 태양아래 우린..가엽고 가여운 한낱 인간에 불과했지요....
그렇게 점심밥도 제대로 못먹고...거기서 말아주는 멀건 국물에 국수만 낼름 들어있는...그걸 잔치국수라 부르기엔..평소 우리가 알고있던 잔치국수들이 화를 낼꺼같은 그런 음식을 후루룩 마시고.....우린 잠시 쉴틈도 없이 또 밭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래...이따 저녁에 근사한 파티(?)를 해 주시려는 모양이다.....저녁을 기다리자...
티비에서 보니까.. 보통 저녁에는 동네 회관 같은데서 고기도 굽고..전도 부치고..술도 한잔씩 걸치고 그러던데...
이동네 주민들이 그걸 아나보다...오 예~~ 이따가 배불리 먹어야지...우린 전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러 나.....
해가 지고...달이 뜨고.....감자가 돌멩이로 보일 때쯤....나타나신 이장님을 따라 들어선 동네 회관에는.....말 그대로 밥만 있었습니다.......

밥...김치...찌게 그리고 이동네에서 나는거라던 풀 몇가지들.......그 어디에도 고기도 없었고....전도 없었고...술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켄 감자만 해도 얼만데...그거라도 좀 삶아 주시던지.....도대체 이게 뭐냐고.....항의 할 새도 없이...
내일 아침 새벽에 일찍 밭에 나가려면 얼른 먹고 잠자리에 들어야 된다는 말씀에......
우린....말없이 선배를 원망 했더랬죠.....

 

그렇게 그날 우린.....온동네 감자란 감자는 모조리 다 케내고...그것도 모자라...밤엔 모기들에게 헌혈까지 해가며....
이틀을 보내고 감자를 한포대씩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었습니다..
그래도 지나고 나니 남는게 추억이라고....그때 맺은 그 동네 어르신들과의 인연....가끔 생각나네요..
요즘도 잘 지내고 계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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