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농사.....해보셨어요???

김정례 | 2007.10.12 17:00 | 조회 1247

안녕하세요.....

어제 밤에.....9시가 넘어 갈 무렵....시댁에서 전화가 왔네요....

이맘때 오는 전화는 항상 밭에 약치러 가자는 전화라~~뭐 그다지 썩 반가운 마음은 아닌....무거은 마음으로 받았지요......ㅡ.ㅡ

근데....내 예상과는 달리.....포도를 팔라네요....

 

해마다 여름이면....우린 아는 인맥을 총 동원해 포도를 팔아야 합니다......

저는 집에서 항상 전화를 받고...주문을 받고....

남편은 퇴근하고 시댁가서 포도상자를 들고와서...일일이 또 배달을 다니고....

우리 둘 다~~ 기름값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전화요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시댁의 일년 수입이 포도에 달려 있기에....사활을 걸고 열심히 했더랬죠~~

사실 아직 본격적으로 포도가 나올려면 2주쯤 남았기에....전 별생각이 없었는데.....

시댁 입장에서는...요즘 비도 많이 오고...또 비온다는 소문도 들리고...

저야 잘 모르지만....이 포도라는게 비 맞으면 알맹이가 자꾸 터져서....상품가치도 없고..맛도 떨어진다네요....

 

어머니 말씀으론....요즘 아버님이 이 포도때문에 밤잠을 설쳐가며 신경을 써대는 통에......안그래도 연세로 깡마른 몸~~ 아주 바짝바짝 말라 간답니다......

전 결혼전에...친정에서 물론 농사는 지었지만....엄마 아빠가 직접한게 아니라...다 소작을 한거라.....

내가 밭일은 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가....농사일 쉽게만 봤는데.....이거 결코 만만히 볼일은 아니더군요.....

시기마다...절기마다...약치고...가지치고...잎 솎아주고.....뭐하고...뭐하고....전 이름도 다 모르겠네요....

 

남의 속도 모르는 친구들은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저에게 전화를 걸어~ 포도 좀 달라고 합니다....

그거...내꺼 아니라고...울 아버님 일년 수입이 결정되는 중요한 거라고.....일년의 결실이 담겨 있는건데...돈주고 사먹으라고 하면...

친구들은 절더러 야속하다고....그깟 포도 얼마나 한다고.....나무만 심어 놓으면 지가 알아서 열매 맺고...익는거 아니냐고..그거 몇송이 주는게 뭐 그리 힘드냐고 오히려 절 나무라네요...

그런 애들에게...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그래....그 포도 얼마 한다고...니는 그걸 안사고 얻으려고 하냐고....

나무만 심어 놓으면 저절로 익는다고??? 니가 한번 해봐라!~ 이눔아~~~

그럼 니는 늬집 안마당에 포도나무 한그루 심어놓고 해마다 그거나 따먹지...왜 어만 사람 피땀흘려 지어논 포도...거저 얻으려고 하냐고.....이렇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데....

또...막상 닥치면 이런말은 안나오네요......ㅜ.ㅜ

 

커피숍 가서 한잔에 4천원 5천원 하는 커피는 잘도 사먹으면서.....

5kg에 만원...만이천원 하는 포도....그게 무슨 돈이 그리 아깝다고....사람들은 그걸 못 깍아서 안달이죠.....

영화관에 가서.....7천원 ...8천원씩 하는 표 아무렇지도 않게 끊으면서...

시장가서 오백원 천원하는 콩나물 값 깍으려 드는게 우리네 주부들입니다......

전 결혼하고는 시장가서...절대 콩나물 값...두부 값 안깍습니다....

덤으로 주는것도 마다 합니다.....

그사람들의 노고를 잘 알기에.......그건 그 사람들의 생활이라는 걸 잘 알기에.....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더라구요.......

차라리 커피를 안마십니다......차라리 영화를 안봅니다.....

그건 내가 안해도 젊은 애들이 얼마든지 돈을 쏟아붓기에......전 그거...시장에다가 씁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농사는 땅이 거저 주는거라고 생각 하는건데요.....

 

저는....너무 가슴이 아파요.....

 

아휴~~ 또 문자나 한통씩 돌려야 되겠다.....

이 포도..얼른 팔아야 할텐데~~~~~ㅜ.ㅜ

(꼭 포도 광고 하는거 같네....그거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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