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방

어머니.....어머니......

김정례 | 2008.08.12 19:00 | 조회 1205

안녕하세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아직 문도 안 연 어린이집 가고 싶다고 난리를 쳐대는 딸을 키우고 있는 7이지요......ㅡ.ㅡ

 

어제....역시나 아침일찍 시댁으로 향한 우리는......

뭣 좀 할 새도 없이......밭에 나간 남편이 어깨와 허리를 다쳤습니다........

자기가 무슨 천하장사라고.....그 아침에....자고 일어나서 아직 근육도 덜 풀렸겠구만.....

무거운 포도박스를 겁도없이 불끈불끈 들어 나르더라니.........ㅡ.ㅡ

11시쯤....갑자기 어깨도 아푸도 허리도 아푸고....등도 쑤씨고......팔도 못올리겠다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 밭에서 나오네요......

집에 가자는 남편의 말에.....알았다고....어머님께 이러이러해서 집에 가야 되겠다고 전화를 하니.......

어머니 자주 가시는 한의원에 일요일 오전도 한다고....빨리 가서 침 맞으라고 해서...부랴부랴 또 한의원 가서 침맞고....

 

전 무슨 큰일 난 줄 알았습니다.......

나이 33살먹은 남자가..아푸다고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생 난리를 쳐서.....

뭐...별일 아니라는 말에 안심은 했지만.....그래도 당분간은 조심하란 소리에.....

울남편....또 물만난 고기 입니다.......

집에 와서.....울집 청소 좀 할려고...애 좀 봐달랫더니...."당분간 조심하란다...."

청소기 돌리면서...빨래 좀 걷어 달랬더니...."당분간 조심하란다....."

정말 힘든거 시켰음....전 이자리에서 돌맞아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빨래 라고 해봐야....애들 옷 몇가지가 전부인거.....이게 무겁기를 하나....부피가 크길하나....그렇다고 높이 널려있어 어깨를 써야 되길 하나.......참 나~~

어차피 은동인 내가 업고있고...금동이랑 책만 보면 되는거......어깨 아푸다고해서 한글 못읽는것도 아닐테고.......

울남편은 시시때때로 말합니다.....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꼬추 떨어진다고...엄마가 그랬다고...

저요...저말 들을때 마다...정말 꼬추를 떼 버리고 싶습니다......ㅡ.ㅡ

왜??? 아주 밥도 떠먹여 달라고 하지??? 라고 쏘아 부치고 싶은거.......

그래도...덧(?)나면...일단 내가 더 고생이기에....며칠만 참자...참자....하고 마음속에 참을 인자를 3000번도 더 썻더랬죠.....ㅜ.ㅜ

 

그때....전화벨이 엄청시리 울려대기 시작합니다......

네~~~ 빙고~~ 울어머님이시죠......ㅎㅎㅎㅎ

어깨 삐끗한 장남에 대한 걱정으로.....세상에.....정말 시간시간 전화를 주시는데......노이로제가...이런거군요......

팔은 좀 어떤데???로 출발해서...우야든동 니는 옆에서 아~ 맘 편하게 해주고...뭐도 챙겨 먹이고..뭐도 챙겨주고....

이것도 해주고...저것도 해주고......

아니....33살이면....약같은건 자기가 알아서 먹어야 하는거 아니냐구요.....식탁위에 뻔히 있는거..꼭 챙겨줘야 먹습니까.......4살된 금동이도 지가 알아서 잘 먹구만~

그게 오늘 아침까지 입니다....ㅠ.ㅠ

아침 7시에....전화하셔서....애 출근 잘 할수 있겠냐고......ㅜ.ㅜ

아마....이따 12시 쯤에 또 전화 올꺼예요......애비 팔 어떤지 전화없더냐고....병원은 갔다 왔냐고...

천만원 내기 걸어도 좋아요~~~ㅋㅋㅋ

 

외국인들이 봤을때....한국의 남자들을 망치는 장본인은 바로 어머니라죠.....

그게 너무너무 신기하다고.......특히...장남에 대한 각별함.....정말 이해를 못하겠다고들 하죠....

저요....그말에 절대 공감합니다.....

비단 울어머니 뿐만 아니라....울엄마도........

우리 어릴때 부터 장난 아니였거든요........

특히나 우린 할아버지에 증조 할아버지 까지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울집 장남인 내 남동생~~

왕도 그런 왕이 없었습니다......

지금요??? 그성격 어디 가겠습니까.....여전히 싸가지가 바가지 입니다.....

가끔 엄마에게...."그렇게 공들인 아들 봐라.....엄마한테 돌아오는게 뭐고??" 하면서 서운한 내색도 해보지만....역시나 굳건한 엄마의 믿음....."그래도 가시나가 다 무슨소용이고?? 아들이 있어야지...." ㅡ.ㅡ

살아생전 생신날 미역국 끓여주는것도 딸이고.....철철이 옷한벌 사주는것도 딸이거늘.....

도대체...그 아들이 뭐길래......

 

이걸 쭈욱~ 봐오면서 커서 그런지.....울어머니의 저런모습.....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지만.....

전.....다시 한번 다짐을 하죠.....

내 아들은 저렇게 안키워야지.....어만집 딸 데려다 고생시키는 못난놈은 안만들어야지......

약간의 마마보이 기질을 보이는 울남편을 보며.....절대 아빠 안닮길 바라고 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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